11.2 C
Seoul
2024년4월25일 목요일 9:45:59
Home사설김영삼은 심판의 대상이다

김영삼은 심판의 대상이다

[사설] 김영삼은 심판의 대상이다 


김영삼전대통령이 22일새벽 세상을 떠났다. 새누리당 김무성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상주를 자처하며 애도에 나섰다. 보수언론들은 <민주화투사>, <민주거산>이라며 김영삼에 대한 미화보도를 연일 쏟아냈다. 한발 더 나아가 김무성대표는 26일 <그동안 김영삼대통령이 이룩하신 개혁업적에 대해 너무나 저평가돼 왔었는데 이제는 역사적 재평가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하며, 이승만 등 다른 역대대통령에 대한 재평가의지를 드러냈다. 과연 김영삼은 민주화의 투사인가. 역사는 김영삼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1990년 김영삼은 3당야합을 통해 민중들의 민주화열망을 거세하고 보수대연합, 민주세력의 분열, 지역주의정치고착, 유신잔당에게 면죄부제공 등의 큰 후과를 남겼다. 가수 정태춘은 <하루 아침에 위대한 배신의 칼을 휘두르는 저 민주인사>라는 노랫말을 통해 김영삼을 비판했다. 또 대통령임기중 안기부법과 노동악법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장본인이 바로 김영삼이다. 김영삼정권은 <문민>의 간판을 쓰고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안기부법을 통과시켰고, 정리해고제·변형근로시간제·대체근로제 등을 도입하여 노동자들의 목줄을 조였다. 한편 학생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한총련에 <이적단체>라는 주홍글씨를 덧씌웠고 민주적으로 당선된 학생회장들을 수배자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1994년 김일성주석 서거당시 김영삼정권은 대대적인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만들었다. 같은 민족으로서 애도와 조문의사를 표명하는 사람들을 탄압하고, 방북조문을 가려던 범민련 강희남의장을 구속시켰다.  

민생의 측면에서도 김영삼은 특급범죄자다. 재벌과 정치권의 추잡한 정경유착의 상징, 김영삼의 1992년 불법대선자금은 아직도 그 정확한 규모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략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필은 <YS의 대선자금 규모를 알면 국민들이 기겁할 것>이라고 말했고, 노태우는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1992년 김영삼에게 대선자금을 3000억원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이 김영삼 선거자금을 조성한 대가로 한보철강은 수조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이는 부실채권이 돼 은행과 가계의 연쇄적인 경제파탄을 불러왔다. 이어지는 1997년 IMF구제금융으로 그 고통은 고스란히 민중들에게 전가됐다. 김영삼의 최대공적으로 알려진 금융실명제도 헛점이 많아 대표적으로 이건희일가와 전두환일가가 재산을 숨기고 세금을 포탈했으며, 아들 김현철은 금융실명제 실시계획을 사전에 알고 비실명계좌에서 측근을 통해 뭉칫돈을 급히 인출해간 사실이 확인됐다.  
  
과거 독립운동전력이 있다해서 친일파를 친일파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독립운동의 공이 한때 있더라도 나중에 변절하면 그 사람은 친일파다. 삶의 마지막이 중요한 것이다. 한때 박정희정권에 저항했다해서 김영삼을 민주화투사로 평가하는 순간 역사는 왜곡된다. 민주화운동의 경력마저도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용했던 기회주의자 김영삼, 대통령임기중 숱한 반민족·반민중행보와 부정부패·무능으로 정권말기에는 퇴진투쟁의 대상이 됐던 김영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분명해야 한다. 생의 마지막까지 지조를 지키고 민족과 민중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 진정한 해방을 위해 반일·반미에 앞장선 이땅의 레지스탕스들이 아직도 역사의 제대로 된 평가를 못받고 있는 남코리아의 현대사를 비춰볼 때, 김영삼에 대한 미화는 수구세력의 장기집권을 위한 포석이다. 김영삼은 심판의 대상일뿐이다.

21세기민족일보

관련기사
- Advertisement -
플랫포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