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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러다가 진짜 일 나겠다 – 군사적 긴장의 불에 기름을 붓는 MB정부와 보수언론

이러다가 진짜 일 나겠다

– 군사적 긴장의 불에 기름을 붓는 MB정부와 보수언론

 

북의 인공위성이 궤도진입에 실패했다고 남 언론이 난리다. 결국 통일되면 우리 위성인데 잘 되면 좋은 거 아닌가. 6.15공동선언·10.4선언 합의정신도 다 잊었나 보다. 이명박정부가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놓았다고 언론마저 이성을 잃으면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정당들도 마찬가지다. 여야당이든 모두 이 사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정세를 못 읽어서야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 분단된 나라에서 군사·외교와 통일의 초점을 옳게 보는 것만큼 중요한 정치가 어디 있는가.

 

첫째, 이벤트 하나로 강성국가개문이 실패했다고 떠드는 건 정말 한심한 일이다. 북이 김일성주석 탄생100돌을 기념하며 강성국가의 대문을 여는 해로 삼고 그 이벤트로 시도한 건 사실이다. 허나 이 이벤트가 실패했다고 강성국가개문이 실패했다고 보는 건 지나치다. 북이 강성국가의 징표로 내세우는 건 정치사상의 강국, 자위국방의 강국, 자립경제의 강국, 문예부흥의 강국이다. 경제와 문화는 접더라도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군사적으로 막강한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군사력은 미국과 맞서 큰소리치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아닌가. 이런 정치와 군사의 강국이 이벤트 하나로 무너지진 않는다. 이미 위성의 궤도진입도 1998년과 2009년 2번이나 성공하지 않았던가.

 

둘째, 북의 군사력은 태양절(4/15) 또는 건군절(4/25)을 맞아 거행할 열병식을 통해서도 충분히 시위된다. 그 자리에서는 위성궤도진입이 안된 조건에서 더욱 강력한 첨단무기를 선보일 것으로 예견된다. 또 1998년 5월 파키스탄에서의 핵실험과 2006년과 2009년 북에서의 핵시험처럼, 인공위성발사(1998, 2009)나 강력한 미사일발사(2006)에 이어 핵실험·핵시험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보면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처럼 남측언론이 위성궤도진입을 요란하게 떠들고 핵시험이 임박했다고 하면 북측의 핵시험이 촉진되지 위축되지는 않는다. 지금 남측은 북이 핵시험으로 국면을 반전하라고 충동질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

 

셋째, 북이 2012년 태양절을 맞으며 자립경제의 위력을 과시하는 걸 주목해야 한다. 이미 군수분야의 기술이 민수분야로 이전하여, 프로그램에 의한 기계작동의 뜻인 CNC와 위성에 의한 위치추적기술인 GPS가 도입됐다. 특히 CNC가 중공업만이 아니라 경공업에도 도입되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여기에 주체철, 주체비료, 주체섬유라는 자립경제의 기적적 성과에 이어 희천수력발전소준공, 대동강종합과수농장, 평양10만세대살림집 등과 같은 성과가 즐비하다. 이미 북은 경제난을 겪는 어제의 고난의 행군시절과 판이하게 다르다. 사실 이벤트보다 인민의 실생활을 개선하는 이러한 성과가 더욱 중요한 게 아닌가.

 

넷째, 북의 위성궤도진입실패가 만약 미국이 요격이나 충격을 가한데서 비롯된 거라면 문제는 매우 심각해진다. 이미 2009년의 경험에 기초하여 북은 이 경우에 보복타격을 철저히 준비해 놓고 있다. 그 정도도 매우 강력한 것일 수밖에 없다. 북미관계만이 아니라 코리아반도의 정세가 매우 첨예해지며 반도범위의 국지전이나 나아가 세계범위의 전면전까지도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이다. 북이 위성궤도진입실패의 원인을 뭐라고 규정하는가를 우선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설사 자체원인이라고 발표했다고 해도 미국측원인을 숨기고 보이지 않는 전쟁의 차원에서 보복하는 경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가장 심각한 경우는 북이 위성을 실은 우주발사체가 아니라 그냥 특수한 미사일을 발사했을 경우다. 이 경우는 북이 미국측과의 물밑협상이 뜻대로 안되거나 남총선의 결과에 실망하며 미사일발사로 군사력을 시위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왜냐면 광명성3호를 실은 은하3호는 말 그대로 순전히 평화적 목적의 실용위성이었기 때문이다. 북이 위성발사의 실패가 가져오는 부정성을 감수하면서까지 특수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을 압박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파장은 정말 심각하다. 이는 김정은최고사령관의 대담한 기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 뒤에 더욱 강력한 군사적 공세가 이어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부러진(스크램젯)미사일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미국과 남코리아군은 위성발사가 아니라 미사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위성발사선진국들도 궤도진입을 실패하거나 도중에 폭파된 적이 숱하게 많다. 마치 병가지상사라는 말처럼 흔히 있는 일이다. 북에게만 100% 완벽한 걸 요구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다. 역으로 북은 완벽하다는 전제가 널리 퍼져있는 거 같기도 하다. 한가지 분명한 건, 실제로 실패한 거든 격추된 거든 미사일발사였든 북미간, 남북간 군사적 긴장은 매우 고조될 거란 점이다. 이미 20만의 미군·남코리아군의 키리졸브·독수리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되고 있고 남코리아군의 북최고존엄모독사건이 벌어졌고 핵안보정상회의까지 열렸다. 당장 북이 이러한 사실들을 명분으로 삼아 전면적인 국지전, 통일전쟁을 벌여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명박정부나 남측언론의 언행이 정말 철없는 어린애 같은 것이다. 자기 말과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를 모르는 걸 두고 철이 없다고 한다. 북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민감해 하는 시기인 만큼 조심하고 신중해야 하는데, 그 정반대로 가고 있으니 정말 기가 막힌다. 코리아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현정권과 수구보수세력이 1차타격대상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북의 언론이 미국보다 남을 주로 때리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군사적 긴장에 불이 붙고 있는데 여기에 기름을 붓고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이러다가 진짜 일 나겠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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