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것이 없다>
지금 북에게 필요한건 명분이다. 전쟁은 전쟁이다. 엄청난 인명·재산피해가 불가피하다. 물론 상대군사지휘거점들만 완전타격해 항복을 받아내고 군정으로 진입하는 방식이라면 이는 사실상 <무혈승리>가 될것이다. 선대최고리더가 200만이 목숨을 잃은 <고난의행군>때에도 초인적인 인내로 전쟁을 참은 이유가 다른데 있지않다. 2012.12.12에 시작된 5차대결전이 2013에 실전으로 번지지않은 이유도 같다. 최고결정권자에게 인내심은 정말로 중요한 덕목이다.  
 
그래서 명분이 필요하다. 언제나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치밀히 행동하는 북은 이 부분에서도 놀라운 경지를 보여줬다. 지난 2년간 북이 취한 평화공세는 이 명분축적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특히 싱가포르회담을 위해 항공, 하노이회담을 위해 철도를 이용한 최고리더의 참으로 위험한 여정은 만일 현대결전이 실제전쟁으로 폭발할 경우 가장 귀중한 명분축적의 계기로 평가될것이다. 하노이회담의 결렬이 과연 우연이겠는가 의문이 자꾸 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내내 <1.1새로운길→4.12연말시한→10월웅대한작전→12월백두의공격사상>의 전략적흐름을 이어오며 축적한 명분도 상당하다. 북이 스스로 <잃을것이없다>고 단언하는 배경중 하나다. 최악의 경제봉쇄·외교고립속에서도 자력갱생정신으로 자력부강·자력번영의길을 간다는게 말처럼 쉬운일일수 없다. 또다시 코리아전직후때처럼 온강토가 잿더미가 되더라도 기어이 통일혁명을 완수하고 미제를 끝장내겠다는 <백두의공격사상>이 없이는 절대로 이런 언행이 있을수 없다. 북미간의 <말전쟁>을 온세상이 초긴장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트럼프가 안보리를 소집했다. 트럼프가 정말로 북과 무모한 전쟁의길에 들어선다면 그것은 북의 입장에서는 가장 다루기 쉬운 상대와의 싸움이 될것이다. 역대미대통령중 트럼프만큼 단순하고 속이 뻔히 보이는 인물은 없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북은 미를 알지만 미는 북을 모른다. 북은 준비됐지만 미는 준비되지않았다. <말전쟁>이 <힘전쟁>으로 폭발직전에 이르면 펜타곤의 전략가들은 <과거>에 그랬듯이 무조건 트럼프를 눌러앉히려할것이다. 북에게 없는건 <잃을것>이고 있는건 힘과 명분이다.
조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