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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왜 멜렁숑을 지지하는가

왜 멜렁숑을 지지하는가

 

 

최근 프랑스 좌파전선(FG)의 대선단일후보 졍 뤽 멜렁숑(Jean-Luc Mélenchon)의 선전이 인상적이다. 독일좌파당(Die Linke)을 모델로 한 좌파당(PG)의 공동대표이며 현 유럽의원인 멜렁숑은 편집인, 교사 출신으로 교육부장관과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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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지지율상승

 

가장 주목되는 것은 출마한 후보중에서 가장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멜렁숑의 지지율이다. 작년 7월까지만 해도 5%에 그친 지지율이 올해 3월 10%를 돌파하면서 르몽드 등 현지언론들은 ‘멜렁숑이 대선정국의 3번째 사람으로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3월22일 여론조사기관BVA의 1차투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멜렁숑이 14%의 지지율을 얻어 국민전선(FN) 마힌 르 뻰(Marine Le Pen)의 13%와 민주운동(Modem) 프헝수와 바이후(François Bayrou)의 12%를 앞질렀다. 사회당(PS) 프랑수와 올렁드(François Hollande)의 29.5%와 대중운동연합(UMP) 니콜라 사흐코지(Nicolas Sarkozy)의 28%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지율이 14%대까지 치솟자 멜렁숑의 2차결선투표 진출에 대한 각계의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4월12일 여론조사기관CSA가 실시한 1차투표 설문조사결과 멜렁숑의 지지율은 17%까지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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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렁숑의 지지율이 가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유로 3월18일 ‘시민혁명’을 위해 12만명을 바스티유광장으로 이끌어낸 조직력과 카리스마 있는 연설, 현정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내용 있는 토론, 세련된 매너 등이 꼽힌다.

 

멜렁숑의 급격한 지지율상승에는 올렁드를 견제하기 위한 사흐코지의 ‘멜렁숑 밀어주기’전술의 영향도 있다. 사흐코지 입장에서는 멜렁숑과 2차결선투표를 진행할 경우 올렁드에 비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진보세력을 단결시키는 힘

 

반자본주의신당(NPA) 대선후보가 있음에도 멜렁숑에게 투표하겠다는 NPA당원들의 발언이 화제다.

 

전NPA대변인 미히암 막땅(Myriam Martin)과 올리비에 브장스노(Olivier Besancenot)의 측근 피에흐 프항수와 그홍드(Pierre-François Grond)는 3월23일 뤼마니떼와의 인터뷰를 통해 “18일의 바스티유집회가 보여주듯 민중동원의 차원에서 진정한 역동성을 만들어내는 멜렁숑의 선거운동을 지지한다”며 멜렁숑에게 투표할 뜻을 비쳤다.

 

“우리의 입장이 NPA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NPA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블록을 형성하고 싸우는 과정과 멜렁숑의 선거운동은 공통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FG는 창설초기부터 NPA가 FG에 결합해 함께 활동할 것을 권유했으나 NPA의 지도부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4월4일 리모쥬(Limoges)의 FG행사를 취재한 르몽드는 ‘멜렁숑이 지역의 NPA, 대안주의자, 대안민주사회주의(ADS)를 단결시키고 있다’며 ‘(그가) 좌파를 치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책을 기반으로 한 선거운동

 

이러한 성과는 멜렁숑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그를 뒷받침하고 있는 FG의 정책과 조직에 기인한다. 대표적으로 신자유주의체제에 반대하는 반금융정책이 시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FG가 내놓은 정책중에서 특히 사회보장제도강화를 위해 국가예산 1300억유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치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자본이득세로 500억유로, 금융이득세를 통해 200억유로, 14개부문의 진보적 소득세제정을 통 200억유로, 부유세와 상속세 강화로 200억유로, 탈세액환수를 통해 300억유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8명의 경제전문가들이 이 정책을 신뢰하며 FG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외에도 월최저임금1700유로, 제헌의회구성, 상원의회폐지, 의료비100%환불, 나토(NATO)탈퇴 등 명확하고 선이 굵은 진보적인 대선공약이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새로운 선거운동방식 ‘민중속으로’

 

멜렁숑은 대중집회방식의 선거운동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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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4일 9000여명이 참가한 끌레흐몽페헝(Clermont-Ferrand)회합을 신호탄으로 18일 파리 바스티유광장에 12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고 3월25일 헤위니옹(la Réunion)회합에 4000명, 3월27일 릴(Lille)회합에 2만3000명이 참가했다. 4월4일 리모쥬(Limoges)에 1만명, 4월5일 뚤루즈(Toulouse)에 7만명이 모였다. 뚤루즈집회조직자 졍 크리스토프(Jean Cristophe)는 “시청광장에서 이런 규모의 정치집회는 거의 없었다. 1988년 프랑수와 미테헝(François Mitterrand)의 2차결선투표 직전 이곳에 8만명이 모인 적이 있다. 오늘 우리가 시민아고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PS소속 뚤루즈시장이 집회시작 직전 시민안전을 위해 큰 화면설치를 막는다는 구실로 집회를 무산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오히려 시민들은 시장을 향해 위선자라며 비난했다.

 

4월14일 막세이유(Marseille)에 다시 12만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멜렁숑은 연설에서 “우리는 대중집회형태의 완전히 새로운 선거운동방식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4월15일 사흐코지와 올렁드가 각각 파리에서 진행하기로 한 옥외집회를 두고 멜렁숑은 “점차 우리를 모방하고 있지만 결코 같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FG의 마지막 선거운동은 4월19일 파리 뽁뜨드벡사이유(Porte de Versaille)로 예정되어 있으며 최소 6만명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멜렁숑의 신선한 선거운동과정이 인상적이다. 6일 후 1차투표를 통해 드러날 멜렁숑의 지지율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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