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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올렁드, ‘긴축’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올렁드, ‘긴축’에서 ‘인플레이션’으로?

 

5월7일 프랑스내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2차결선투표결과 프헝수와 올렁드(François Hollande)가 51.62%를 득표해 48.38%의 니콜라 사흐코지(Nicolas Sarkozy)를 제치고 대통령에 선출됐다.

 

사흐코지심판

 

프랑스국민들의 ‘정권심판승리’는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이다. 올렁드의 당선이 확실시된 6일저녁 파리는 축제분위기였다. 거리에 모인 국민들은 “사흐코지는 끝났다”고 외치며 축배를 들었다. 여론조사기관 IFOP에 따르면 5월6일 올렁드에게 투표한 유권자중 진정한 지지자는 45%뿐이었으며, 나머지 55%는 사흐코지의 재선을 막기 위해 올렁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유럽재정위기이후 실시된 선거에서 15개국의 정권이 교체됐다. 유럽재정위기와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반영된 것이다. 2011년에만 7개국의 정권이 심판대에 올랐다. 2월 아일랜드의 브리안 코웬(Brian Cowen)을 시작으로 4월 핀란드의 마리 키비나에미(Mari Kiviniemi), 6월 포르투갈의 조제 소크라트스(José Socrates), 10월 그리스의 파파안드레우(Papandréou), 11월 스페인의 조제 루이스 로드리게즈(José Luis Rodriguez Zapatero), 11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 12월 슬로베니아의 보루트 파호르(Borut Pahor)정권이 무너졌다. 이어 국민들은 2012년 4월 슬로바키아의 이베타 라디초바(Iveta Radičová), 5월 프랑스의 사흐코지를 심판했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유럽의 중심 프랑스에서 사흐코지의 패배는 예견된 것이었다.

 

유럽경제, 신케인즈주의로?
올렁드의 경제정책

 

1954년 후앙(Rouen)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올렁드는 79년 사회당에 입당했고 80년 국립행정학교졸업 후 회계감사원의 감사관이 됐다. 81년 미테헝 전대통령 시절 경제보좌관으로 활동했으며 같은 기간 파리정치대학에서 91년까지 경제학교수로 활동했다. PS(사회당)당대표(1997~2008), 튈(Tulle)시장(2001~2008), 하원의원(1988~현재), 코헤즈(Corrèze)데빡트멍의장(2008년~현재)을 겸임했으며 5월6일 제2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올렁드는 당선연설에서 “더 이상 긴축은 유럽의 숙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올렁드가 말하는 ‘긴축이 아닌’ 구체적인 길은 무엇일까. 올렁드는 집권의 강력한 배경인 ‘정권심판론’을 의식해서라도 사흐코지정권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유세기간 올렁드는 “지난해 독일과 프랑스의 주도로 체결된 EU(유럽연합)신재정협약을 전면재검토할 것”이며 “성장과 고용 관련내용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재정협약은 △재정적자가 GDP(국내총생산)의 3%, 국가부채가 60%를 초과할 경우 벌금부과 △연간재정적자 CGP의 0.5%유지 △각국예산안 EU집행위원회가 사전심사 △국채발행계획 EU에 사전제출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사흐코지대통령과 함께 ‘메흐코지’로 불리며 긴축위주의 유로존위기해법을 주도했던 독일총리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은 “신재정협약은 25개국가에 의해 논의돼 결정된 것이며 재협상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올렁드의 경제정책은 내수경기부양에 맞춰져 있다. 공약으로 ‘연100만유로(약15억원)이상 소득자에 대해 75%의 소득세율을 부과’하는 부자세를 비롯해 상속세와 은행법인세 인상, 금융거래세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마련되는 재원을 15만청년일자리창출, 교사6만명추가채용 등에 재투자해 고실업·저성장에 시달리는 프랑스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긴축에 반대하는 올렁드식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으로 가면 안된다’는 우려가 높다. 일자리창출과 임금상승 등을 통해 소비를 늘리는 방식의 해결책은 물가상승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올렁드의 정책은 일정한 인플레이션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소비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물가상승은 받아들이되 소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억제하는 것’이 올렁드의 계획이라는 주장이다.

 

올렁드는 80년대에 파리정치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던 당시 ‘부채해결을 위한 저금리정책실시와 소비촉진’과 ‘재생산과정에 국가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올렁드의 경제정책은 ‘노동유연성’과 ‘감세를 통한 기업활동촉진’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려했던 사흐코지의 정책과 대비된다. 그러나 ‘증세를 통한 공공지출확대’는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위한 사회당의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이기도 하다.

 

‘변화, 바로 지금입니다’를 대선슬로건으로 내건 올렁드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랑스가 취하는 정책은 EU와 밀접하게 연관돼있음은 물론 세계정세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김재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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