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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0일 토요일 18:55:13

오늘의 세계

주전자뚜껑에 왜 구멍이 뚫려있는가. 증기압으로 폭발하는걸 막기 위해서다. 그 구멍으로 김이 새게 한다. 이 비유는 개량화에 잘 들어맞는다. 경제는 양극화인데 정치는 양극체제다. 뭔 소린가. 모래시계형 99대1의 하상(下上)수직적 양극화를 시소형 좌우(左右)수평적 양극체제로 호도한다는 뜻이다. 경제적 착취의 심화로 생긴 민중의 분노를 정치적 권력의 교체로 무마한다는거다. 다만 정치불신이 심화돼 결국 체제위기로 이어지긴 한다.  
 
하상수직적인 불평등체제를 좌우수평적인 평등체제로 호도하며 민중을 기만하는 책략은 1국을 넘어선다. 유럽의 사민당·보수당, 미의 민주당·공화당, 남의 민주당·자한당의 양당체제는 본질상 하나다. 수직적 양극화의 진상을 수평적 양당체제·양극체제의 가상으로 대중을 현혹하는 고전적인 기만책이다. 이걸 민중을 기만하고 대중을 우롱하는 우민정치·중우정치라고도 부른다. 미가 이분야에선 최고다.  
 
1929상대적과잉생산공황이후 민주당주도, 1974인플레이션공황이후 공화당주도, 2008금융공황이후 민주당주도의 정치판이 그것이다. 이렇게 판이 바뀌어(paradigm shift) 보통 한세대를 해먹게 되는데 음모론의 추적을 피하고 언론의 이목을 속이기 위해 가끔 다른당의 집권을 섞어주기도 한다. 가령 트럼프공화당정부의 집권인데 트럼프라는 공화당비주류의 경기부양정책은 민주당주류의 그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시온자본의 책략수준이 이렇다.  
 
백미는 1944브레튼우즈체제를 2014포르탈레자체제로 전환한거다. 유럽·미양극체제가 중·미양극체제로 전환돼 범세계 빈익빈부익부의 양극화를 대담하게 호도한다. 후진국(developing country)들은 중에, 선진국(developed country)들은 미에 줄을 서고 자원·기술·금융면에서 홍해처럼 갈라진다. 물론 극단적으로 가진 않고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며 적당한 긴장을 유지할뿐이다. 이 시소체제의 밖에 있는 유일한 나라가 사회주의북이다. 오늘의 세계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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