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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18일 목요일 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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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과 크로스카운터

북은 99년에도 덫을 놓고 기다렸다. 금창리. 역사는 반복된다, 비반복적으로. 이번에도 북은 함정을 팠다. 다만 다른 방식으로. 북은 외교전으로 들어가며 마치 통일전선대상처럼 구동존이로 대했다. 높은 수준의 북이 낮은 수준의 남이나 미국이 요청하면 거의 다 들어주는 식. 그렇게 해서 간이 커진 미국은 조금씩 조금씩 더 나아가기 시작했다.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을 이해한다 했지 용인한다 하지않았다. 이 미묘한 차이를 아전인수적으로 해석할줄도 감안했다. 폼페오의 배짱도 칭찬하고 무엇보다 회담장소까지 양보했다. 싱가포르는 베이징·서울보다 열배백배 위험한 곳이 아닌가. 그러니 볼턴이 자기임무라는 듯 리비아식을 강요했다. 이렇게 하면 6.12정상회담에서 유리할 줄 알았다. 허나 이게 북의 노림수일줄이야. 

보기좋게 매복전에 걸려든 미국의 신음소리가 천지에 가득하다. 미언론들은 트럼프가 노벨상에 취해 완전 허를 찔렸다며 아우성이다. 앞으로도 나아가지못하고 뒤로도 물러서지못하는 딱 진퇴양난. 이제라도 맥스썬더를 중단하고 볼턴을 해임하며 태영호도 제거하고 싶겠지만 어느 하나 쉬운게 없다. 이러다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되면 그 책임을 누가 지겠는가. 온세계가 다 보고있는데 권투로 치면 치명타라 불리는 크로스카운터를 맞았다. 

이런 한방을 성공시키려면 일관된 전략을 숨기며 오랜기간 참고 인내해야 한다. 상대의 스타일을 해부학적으로 파악하고 고도의 심리전을 펼쳐야 한다.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크지않은 나라 북이 군사대결전이든 외교대결전이든 부딪혔다하면 쾌승이다. 회담에 매달리는 측이 벼랑끝 신세다. 과연 누군가. 회담 깨버리겠다는 북인가, 안절부절 못하는 미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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